종합병원2(2008,MBC) - 노도철의 힘을 기대하라

어젯밤에는 종합병원2의 첫방송을 보았습니다.
14년만에 부활하였다고 하네요. 아.. 14년 전이면...
딱 제가 살아온 삶의 절반이네요. ㅋㅋ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그때가 뭐가 기억나겠냐만은.. 주제가 하나는 기억이 납니다.
고난주간에 많이 부르는 노래가 가사만 다르게 나오더라구요.
같은 곡을 두고 각각 가사를 붙였나봅니다.

어찌되었든 14년만에 의학드라마가 부활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방영되었던 뉴하트나 하얀거탑은 물론,
이전의 해바라기, 의가형제 등등,
순풍산부인과와 같은 시트콤과,
그레이 아나토미, ER, 하우스 등 미드까지..
우리나라에서 유독 사랑을 받는 장르인 의학드라마,
한국 의학드라마의 시초라고 불리기에 더욱 관심을 끌었던
"종합병원"의 14년 후 버전이라 합니다.

그 때도 등장했으면서 지금도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고,
차태현-김정은의 해바라기 이후의 재결합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이 사람이 있어서 이 드라마에 관심이 갑니다.



현 방송업계 최고의 천재 프로듀서라고 불리우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김태호 PD. 현재 무한도전의 프로듀서로 있습니다.
외모는 소도둑놈을 연상시키는 주제에, 의상은 노홍철 저리가라급으로 화려한,
그러면서도 늘 경의를 표하게 하는, 정말 이상한 사람입니다.

그가 무한도전에서 뱉어내는 주옥같은 자막들이며,
작년 MBC 연예대상 프로듀서상을 받았을 때 시상자의 실수로 트로피가 떨어져
두동강 났을 때, "하나로 모자라서 두개나 이렇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할 정도의 재치와 여유,
그리고 매주 색다른 아이템으로 특집을 꾸며내는 참신성까지...

(사실 어떻게 보면 예능 PD 꿈나무들의 주적...
좀 기발한 기획안을 생각해서 스스로 만족하고 있을라치면
김태호 PD가 이미 한 주 방송용으로 써먹었던 것임..)
가히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입니다.

그렇지만..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천하의 김태호 PD를 쌈싸먹는 천재 PD가 있으니,
그 이름하여 찬란한 "노.도.철" PD입니다.

노도철 PD가 어떤 사람이냐? 그의 작품세계를 통해 설명드리죠.

"안대를 벗어주세요!" 를 기억하십니까?
가수 한 명 데리고 1톤트럭에 태워 하룻동안 깜짝 콘서트를 홍보하게 한 후,
공연장에 목표인원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공연하고,
사람들이 적게오면 공연을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그 날, 우리는 GOD의 눈물을 보았고, 신승훈의 눈물을 보았으며, 보아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걸 입사 초년시절에 연출해 낸 프로듀서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저 혼자서는 매우 열광했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조정린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박슬기를 발굴했으며,
현재 예능 패널로 종횡무진하는 시아시아 정시아의 데뷔작품이기도 한,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연출했습니다.
뚱뚱하고 인기도 없는 애가 연예인 데뷔를 위해 꿈을 꾸던 중,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절세 미녀로 바뀐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MBC식의 청춘시트콤과 SBS식의 대가족시트콤으로만 점철되어왔던
한국 시트콤 계에 "넌센스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최고의 시트콤을 양산해내며 예능부서의 모든 전력을 쏟았던 SBS로부터
단박에 "시트콤 왕국"이라는 영예를 MBC로 빼앗아온 최강의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를 만들어냈습니다.
뱀파이어들 사이에 번진 치명적 바이러스를 피해 루마니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뱀파이어 일족의 이야기를 담은, 정말 발상자체부터 기발한 작품이었죠.
심혜진, 김수미, 이켠, 이두일, 박슬기, 정려원, 그리고 뱀파이어의 수장 신해철...
MBC 입장에서도 그저 "실험적 작품" 취급당했던 것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국에 있는 당시 방영해 접하지 못했으나
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소울메이트"까지...

올해 노PD는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이동을 하였구요,
드라마 프로듀서로 처음 맡은 작품이 종합병원2입니다.

사실 주철환 PD와 김영희 PD가 닦아놓은 터전이자
이 노도철 PD가 몸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게도 MBC에 가고싶었던
광대였으나... 뭐... 쳇... 흥!!!


종합병원2는 예상하던 대로,
"등장인물 캐릭터가 너무 시트콤적이다."
"코믹성을 노리다보니 작품성 잃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등등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제게는 그 우려의 목소리 때문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종합병원2를
14년전 최고의 히트를 친 "종합병원"을 잇기를 바라거나,
"하얀거탑", "뉴하트"등 작년부터 계속 나오고 있는
MBC 웰메이드 의학드라마의 명성을 잇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나름대로 "두근두근 체인지"와 "안녕 프란체스카"를 잇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했거든요.

극적인 상황에서 땀과 눈물, 노력,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본연을 찾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숨쉬던 전작들을 기억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장준혁 박사나 최강국 박사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땀과 눈물이 있는, 진짜 사람냄새 나는 캐릭터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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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파인더 | 2008/11/20 13:24 | 전파낭비 하지 말자고!! | 트랙백(5)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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