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2009년 3월 16일...
누군가에게는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홈런을 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축하해요, 또 고마워요. 태균선수, 범호선수, 용규선수!!)
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예멘 폭파사고 희생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재수없는 날이었을 수도 있구요.
물론 정작 재수없었던 날은 며칠 전이고, 그게 보도된 날이 오늘이긴 하지만요.
(미국인 도둑분... 털어도 왜 하필 한인 태권도장이었습니까... ㅋㅋ )
누군가에게는 선배가 밥사준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나갔다가,
선배가 카드정지되었다고 해서 대신 뒤집어쓴 기막힌 날일 수도 있습니다.
(미안하다, 호원아. 형이 꼭 갚으마...)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첫 출근의 날이었습니다. 하하하~


서울시청에서 진행하는 행정서포터즈 코너에 신청하였고, 오늘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행정서포터즈란, 서울시에서 청년들의 취업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청년들의 취업활동을 지원하면서, 시에서 필요한 업무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하루에 적당액의 일당도 주고요. 약 몇개월간 시청에서 함께 일합니다.
어찌되었든 저는 통계학적으로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나쁘게 보는 사람들은 상당히 나쁘게 볼 것입니다.
정부에서 "취업률"이라는 수치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풀어
하찮은 일에 쓴다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시청에서 잔업을 도우면서 얼마나 취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겠냐는 의견도 많구요.

사실 저도 씁쓸하기는 합니다.
마치 30~40대 한창 일할 나이에 무료급식소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일을 잘 할 수 있는데,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데,
그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해서 정부가 베푸는 혜택에 감격해 있는 모습이란...


하지만 전 긍정적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또 멋진 구석이 많거든요.

먼저 "그래도 난 일하고 있다!"는 자기위로로부터 오는 자신감이 붙게 되었구요.
취업문이 열리기만을 하릴없이 기다리며 방바닥을 뒹구는 짓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회로 나아가 직접 사회생활을 체험하며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구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과 깊은 교우관계를 쌓으며 인맥을 크게 형성시킬 수도 있구요.
그 친구들과 취업스터디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취업활동을 하면서, 심부름 몇 건 했다는 이유로 용돈도 두둑히 받습니다.

아침 아홉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하기 때문에 뒤에는 또 개인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있습니다.
(벌써 스터디를 두개나 만들었습니다. ㅋㅋ 일반회사 스터디와 언론 스터디입니다. 헐~)

어찌되었든 열심히 해서 정말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해보려 합니다.
계속 노는 것은 젊음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요.
대한민국 청년 백수, 화이팅!!!


P.S: 오늘 시립대 강당에서 본 많은 취업 재수생 동료(?)분들...
표정이 모두들 너무 어두워보였어요. 속상하시죠? 저도 사실 너무 속상해요.
하지만 우리 그러지 맙시다. 힘을 내자구요.

대한민국의 미래는 실패를 딛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설 우리들에게 달려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by 뷰파인더 | 2009/03/16 21:38 | 인턴세대의 자기소개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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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혜진 at 2009/03/16 22:04
와- 첫출근 축하해요. 진짜, 첫출근 하는 날이 오면, 그때 더 축하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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