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정 국장님... 다시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

안우정 국장님!!!

먼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나름 예능PD가 되기를 꿈꾸면서 지금껏 당신의 이름을 전혀 알지 못한 것을 용서하십시오.

MBC 예능국장님이시라면서요?
대체 누가(죄송합니다. 사실은 어떤 새끼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MBC 예능국장이야,란
순수한 생각에서 네이X를 뒤져, 안국장님의 존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안국장님의 성함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국장님께서 어떻게 어떻게 하셔서 제 블로그에 들어와 이렇게 국장님께 올리는 글을 보게 되신다면,
그래서 마음을 돌이키셔서 지금 하고 계신 최악의 선택을 되돌이킬 수만 있다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와같이 "안.우.정"이라는 세 글자의 존함을 찾아 써가면서까지
편지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국장님...
제발입니다...
저의 토요일 밤을 즐겁게 한 "명랑히어로"... 제발...
폐지 안하시면 안될까요?


사실 남들이 명랑히어로 폐지 반대운동할 때 저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사실은... 설마 폐지당할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좋은 프로그램이... 누구나 단 한번만 보더라도
"Well-made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비록 자본주의 사회의 진리인 "시청률에 따른 광고수익"에 약점을 보일지라도,
그것에 의해 팔팔한 생명을 마칠 것이라고는 정말이지...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폐지하겠다는 결정도, 폐지를 반대한다는 운동도...
정말 꿈과 같았습니다...
설마... MBC 예능국이거나 광고국이거나,
그걸 담당하는 사람들이 단 한 번이라도 그 프로그램을 보았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지...

그저 믿음이었습니다.
그저 "모 연예인이랑 모 기업재벌 아들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더라"라는 루머와 같이
명랑히어로 폐지 소식을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에이... 설마 그렇겠어?


방금 마지막회를 보았습니다.
세상에... 최근 몇 년간 그렇게 웃어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말초적인 웃음이 아니라, 정말 나 자신을 치유하는 웃음이었습니다.
그걸 느낀 사람은 비단 저 뿐만 아니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치유받는 웃음을 누렸을 것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이슈들... 그것에 의해 이리저리 치임받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는 그 웃음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였을 겁니다.




세상, 그리고 사람들...
연예인 사회가 아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과 동일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사회...
그 사회에서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명랑히어로는 그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친한 연예인들 몇몇이서 모여 여행 동아리 만들어 다니는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평생 살아가며 하지도 못할 도전을 하며 눈물 흘리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 하지만,
연예인들 고민이나 들어주거나 구설수 풀어주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고 하지만,
외국인들 나와서 "항쿡살뢈들은 이해하기 어려워욜~"하는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고 하지만,
가짜로 부부생활하거나, 가짜로 소개팅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고 하지만,
이 연예인이 다른 누구 연예인이랑 친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고 하지만,
뜨거운 곳에 들어가 암기 잘하면 나올 수 있다며 연예인들이 얼마나 암기력이 좋은지 테스트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무리 인기있다고 하지만...

나랑은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 무시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보며 저,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딱 하나있었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바로 명랑히어로였습니다.
비록 나중에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로 조금 빠지는 감이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야기,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던 곳이 명랑히어로였습니다.




MBC 예능에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시청자들과 호흡하던 존재였습니다.
"이경규가 간다"가 그랬고, "느낌표"가 그랬습니다.
딴 세계 이야기를 하며 "연예인 세계에 동경하라!"는 메시지가 아닌,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며
시청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던 존재였습니다. 
그렇기때문에 MBC가 여러 구설수에 올라 정떨어졌을 때라도
차마 MBC 뉴스데스크는 외면할지라도 MBC 예능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MBC 예능이,
시청률 10%가 안나온다고해서 MBC예능의 상징적 존재를 없애려고 합니다.,,
도대체...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안우정 국장님...
사실 제가 지금까지 쓴 이야기들, 그냥 무시해버려도 됩니다.
그냥 그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 봐도 됩니다.
정말 사람사는 이야기듣고 싶으면 K본부 "인간극장"보면 됩니다.
사실 저도 명랑히어로, 매주 챙겨보거나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한  번씩 볼 때마다 즐거웠고, 만족했을 뿐,
이 프로그램 없으면 제가 위에 나열해둔 "인기있는" 프로그램, 보면서 웃으면 됩니다.
시청률 잘나오는 프로그램, 보면서 웃으면 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저이지만,
될지 안될지도 모르면서 일생을 걸고 준비하는 한낫 예능 PD 지망생이지만,
적어도 이것 하나의 철학은 갖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상처받은 시청자들을 환자라 가정했을 때,
날카로운 통찰력과 문필을 지닌 기자들이
배를 갈라 상처부위를 절개해내는 외과의사와 같은 존재들이라면,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PD들은
배를 가르지 않고 약이나 식이요법등을 사용해 병을 다스리는
내과의사와 같은 존재라고요...
특별히 예능PD는 당의정, 혹은 캡슐과 같은 존재들이라
약을 쓰지 않고 오히려 달콤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담당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예능프로그램들은 그렇게 달콤하면서도 치료능력이 있는 약이겠지요.
하지만 그저 달콤하기만 한 사탕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위로나 치유를 주지 못하는 존재라면?!!?!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굳이 명랑히어로.... 폐지하실 겁니까?


마음을 굳히셨다면, 좋습니다.
또 하나, 참 좋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 세바퀴를 그 시간대에 배치하셨습니다.
같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할 때, 우리나라에선 예능이 절대 드라마를 이길 수 없다고 배웠습니다.
아줌마를 타겟으로 한 세바퀴, 그 시간대에 하는 다른 아줌마 타겟 드라마...
과연 이길 수 있습니까?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그것도 폐지시키실 겁니까?




안우정 국장님...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심은 어떻겠습니까?
명랑히어로, 정말 폐지하셔야겠습니까?

by 뷰파인더 | 2009/03/29 00:31 | 전파낭비 하지 말자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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