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대하여...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괜히 얼굴 붉히는 일이 많거든요.

이상하게도 제 주위에는 좌파적 성향을 띤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 부모님은, 특히 육군 중위출신의 제 아버지는 우파적 성향을 지니시고 계십니다.
따라서 제 친구들이 보았을 때 저희 부모님은 "수구 꼰대"류에 속하십니다.
반대로 제 부모님이 보았을 때 그 친구들은... 당연히 "빨갱이 쉐키들"입니다.

사회의 양극화가 문제라고 했을 때, 나만큼 피해보는 사람도 있을까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전 정치적 면에서 양쪽의 영향을 고루 받았기 때문에 전 누구 편도 들 수가 없습니다.
나름 최대한으로 중립적인 시각에서 이야기하려 하지만,
제 부모님과 정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전, "요즘 TV가 애들을 빨갱이로 만드는구만~"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이새끼, 완전 수구꼴통이구만?"이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정치 이야기 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를 쓰는 주제에 정치 이야기 한 번 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생각과 자세를 단정히 하고 예의를 갖추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나, 대한민국의 정체성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민주자유주의국가입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간으로 하는 것은 헌법에 의한 법치주의가 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민족의 평화통일과 세계의 평화를 지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것이 제가 배운, 그리고 제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헌법이 정한 정의입니다.

그리고 처음의 두 가지 개념, 즉 민주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서 전 저만의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정의합니다.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은 사회적으로 대접받아야 하며(자본주의),
또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와 인간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민주자유주의)"



얼마 전 우리는 한 명의 귀한 인물을 잃었습니다.
취임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고, 또한 국민을 위해 헌신을 할 분이라 믿었습니다.
그 능력, 혹은 그 기반에 대해 의심을 품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당한 절차에 의해 투표를 한 사람들의 다수가 그를 기대하였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을 이끌었습니다.
지금 그를 평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냉정하고, 무책임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평가하고자 합니다.

제가 말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두고 말하였을 때,
그는 전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놓친 부분이 많았지만,
후자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최선을 다하려는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퇴임을 하였을 때, 우리는 다른 한 사람의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저를 비롯해 그를 기대하며 그에게 표를 던진 많은 사람들은
그가 전임 대통령이 하지 못했던 전자의 부분을 채워주며
동시에 후자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줄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즉, 정당한 방법에 의해 돈을 번 사람들은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나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사회를 만들어갈 거라 믿었습니다.
기성세대는 박수받고, 신세대는 사회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세력이 되는 것,
그것을 저는 기대했습니다.

1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벌써부터 평가를 운운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생각하지만,
지금의 대통령이 하는 많은 일들을 보고 말하면
새로운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놓친 전자를 이루기 위해 너무 신경쓴 나머지
후자의 것들을 너무나도 많이 놓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안타깝기 그지 없는 현실 앞에서,
"그래도 아직 평가하기는 일러"라며 꾸욱 참고 있습니다.
그를 선출했던 한 사람으로, 표를 던진데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라도
임기중에 그를 비난하거나 탄핵운동 따위를 하지 않으려 했고, 또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겁니다.




둘, 아까운 사람이 갔습니다. 아니, 그 사람이 가서 아까운 걸까요?

그러던 와중, 전자에 대해서는 많이 놓쳤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하려 했던 그 분이
천길 낭떠러지에 몸을 던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진상이 무엇인지, 또 몸을 던진 이유나 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무엇인지 말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있지만, 전 다른 것을 보려 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앞 대한문에 모였습니다.
저도 갔습니다.
비록 분향을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 깊이 그를 추모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현 정부가 하지 못하고 있는 후자의 것에 대한
짙디 짙은 향수가 여기서 표출되고 있구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죽음을 애달퍼할 뿐 만 아니라,
그 사람이 보였던 후자쪽에 치우친 그의 신념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3. 이후의 대한민국

노제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참 걱정이 됩니다.

마치 장례식 끝나자마자 재산권들고 싸우는 사람들처럼
이 전국민적 장례식이 끝나면 니가 잘못했느니, 내가 잘했느니 하며 싸울겁니다.
사회가 너무나도 시끄러워질 겁니다.
아, 그리고 북한은 또 그 기회를 놓치치 않을 거구요.
(나중에 북한에 대해 한 번만 더 말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네요.)

자연스럽게 현직 대통령과 현 정부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뭘 하려 해도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가는가에 따라 정부와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현 정부는 이번 일을 통해 교훈을 얻기를 바랍니다.
이제 그만 전자에 대해 생각하고, 후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원칙적으로는 부자들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들이 살기 편한 세상. 대한민국이 자본주의를 채택한 이상 이건 지향되어야 합니다.
아니꼬우면 너도 열심히 해서 부자되라. 이런 담론이 자연스럽게 펼쳐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잃어버린 10년간" 이렇게 "제한"되고 "탄압"받았던 전자의 개념,
지난 1년 하고 몇 개월동안 충분히 보상 받았습니다.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아직 불만족스러울지는 모르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3년하고 몇 개월간은 후자에 대해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니꼬우면 열심히 해서 부자 되라구요? 되어야지요. 암요.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현 정부는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부자들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까지도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여전히 정당한 투표에 의해 권력이 창출된다는 것을 신봉하는 사람으로서,
현직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끝까지 믿음을 가지며
"탄핵"의 "탄"자도 멀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대신, 제가 보인 믿음에 부응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자들은 존중받되, 누구나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반면 아무리 부자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잘 못한다 여겨졌을 때,
현 정부를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지금까지 잘먹고 잘살면서 사회 걱정하는 한 철없는 젊은이가 주절댄 설이었습니다.
사회의 극빈층에게 있어서는 이런 "희망"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것 잘 알지만...
그래도 제가 본 나름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을 기대해보았습니다.
언짢으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by 뷰파인더 | 2009/05/29 00:28 | 雜念中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milalsound.egloos.com/tb/141903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혜진 at 2009/05/31 09:25
자본주의 담론이 참 싫었는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냥 열심히 해서 부유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에요. 잘 읽었어요. :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